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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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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4-10-15 15:08 조회 9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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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각장애를 가진 1형당뇨인이다. 어릴때부터 선천적인 시각장애가 있었고, 대학생 때 1형당뇨가 발병해 만으로 13년 되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시각은 새벽 4시! 연속혈당기를 사용하기 전에 혈당 체크하려고 일어나던 습관이 몸에 배어서 이른 시간에 눈을 뜨곤 한다. 발병 초기 음성으로 읽어주는 혈당기가 없어서 겪었던 시행착오들, 믹스주사를 쓰면서 겪었던 수많은 저혈당과 고혈당들. 병원에서는 다른 사람들 10년만에 합병증이 오지만, 너는 3년만에 올거야 라는 소리도 들었다. 이 이야기를 다르게 생각해보면 3년이든 10년이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면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음성혈당기를 구하려고 외국의료기를 알아보기도 했고, 인터넷에 나와 같은 1형당뇨인이 있는지 찾아보기도 하고, 논문도 찾아보았는데 희망적인 이야기가 없었다. 어떤 문제를 겪을 때 대안이 있어야 슬퍼할 시간도 있는데, 바닥도 그런 바닥이 없으니 슬퍼할 시간도 사치 같았다. 학교에 복학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흔들리는 기차 안에서 인슐린을 맞으면서 교생실습도 다니고, 당뇨 이전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였다. 부지런한 하루가 한달이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되는 동안 시스템이 발전하여 음성혈당기, 연속혈당기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Iphone과 스마트워치로 연속혈당기를 혼자서 세팅하던 날 울컥한 감정은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다. 대학 졸업도 했고, 안정된 직장에 취업했고, 독립하여 서울살이도 잘 해내고 있다.

예전에 어느 모임에서 장애나 당뇨로 인해 삶을 비관한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을 때 힘들었지만 장애와 질병이 삶을 비관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발병했을 때는 건강한 30세가 되는게 목표였고, 지금은 건강한 50세가 되어 1형당뇨 30주년을 멋지게 맞이하면 좋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삶, 장애와 질병을 합리화하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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